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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꽁맹꽁 어 그냥 끄적

자몽맛마카롱
2020-02-24 02:57:53 99 2 2

* 신용우 성우님의 연가를 들으며 떠올림.

** AI던전게임 스토리중 한 부분에서 영감 받음.

*** 대충 춘향전 모티브?

**** 아무튼 막 끄적임 




10살때의 일이었다. 그날은 유난히 날씨가 더웠다. 머리는 어질어질해 질 정도였고, 사람 한두명 쓰러진대도 이상할 일이 없을것 같았다.

그렇다. 쓰러져도 말이다. 그날 길현의 어머니는 쓰러지셨고, 다시는 일어나지 못하였다. 10년동안 옆집에 살며 길현이가 그렇게 우는 장면은, 난생 처음봤었다.

몇일 후에 장례식이 열렸었다. 장례식은 멋있었다. 


15살때, 비가 참 많이 왔었다. 3일동안 내렸었는데, 3일동안 한번의 산사태가 날 정도의 폭우였다. 피해자는 속출했으며, 농작물이 꽤나 죽었고, 사람이 떠내려 갔으며, 

나의 부모님도 떠내려 가셨다. 몇일후에 발견한 우리 부모님은 산짐승이 먹어버린 건지 팔다리가 없었으며, 배의 내장은 여기저기 널부러져 있었다. 나의 기둥이 삭아 무너졌다.

다음날, 장례식이 치루어졌다. 장례식은 멋있었다.

그날 밤. 길현이는 나에게 위로를 해주었고, 마음을 확인하였으며, 서로를 의지하기 시작했다. 새로운 기둥을 세우기 시작했다.


나는 길현이네 집에 얹혀살게 되었다. 길현이는 서당에서 공부를 하며 과거를 준비하였다. 나는 어른들을 도와 밭을 일궜다. 3년 뒤, 조금은 늦은 나이로 길현이는 과거를 보러 떠났다. 

나는 매일 일이 끝난 후, 언덕에서 길현이의 귀환을 기다렸다. 그 무렵 사또의 건강이 악화되셔서 고향으로 내려가시는 바람에, 다른 사또가 부임하게 되었다. 그는 나에게 수청을 들라 하였다.

임자가 있다며 거절하는 나에게, 그는 매일 강요 하였으며, 그 도중에 길현이 아버님이 나를 감싸다가 사고로 돌아가셨다.

시체는 뒷산에 묻어졌으며, 나는 모든 의지를 잃고 감옥에 들어가게 되었다. 길현이가 보고싶었다. 기둥이 썩어간다.


3일 후, 사또에 의해 나는 막대에 묶여 매달렸다. 혼인을 한다는 맹세를 하지 않으면 풀어주지 않는다 하였다.

다음날, '암행어사 출두요'. 내가 그토록 그리워 하던 목소리였다. 길현이었다. 길현이는 사또를 처벌하였고, 아버님의 시체를 수습하였다.

그날 밤, 장례식은 치루어 졌고, 장례식은 멋있었다.

그날 밤, 나와 그는 혼인을 약속하였으며, 말없이 서로에게 기대어왔다. 나에겐 기둥이 새로 세워졌다.


다음날. 그이는 보고를 하고 오겠다며 수도로 올라가였다. 매일 나는 언덕에서 돌아오기를 기다렸다.

몇달이 지나, 그이는 돌아왔다. 차가운 피부와 부패해 가는 냄세를 가득 담고선.

취객의 싸움을 말리다 돌에 머리를 찍혔다고 하더라. 그대의 온기는 온데간데 없어졌으며, 나의 기둥은 썩어 문드러졌다.

장례식은 멋있었다.


언덕 너머를 매일 바라본다. 저 언덕에서 매일 너가 웃으며 걸어올거같다.

매일 눈앞에 아른 거리는 너. 오늘도 나는 뒤돌아 언덕을 내려간다.

저 멀리 길가에 너가 서있다. 나는 너에게 달려간다. 애써 눈물을 참으며, 너에게 달려간다.

내 기둥은 무너졌다.

장례식은 멋있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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