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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1년 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Broadcaster 밤새나
2023-03-10 04:22:53 117 0 2

라고 제목을 쓰니 방송 은퇴하는 것 같네요. (절대 아님)


밤하!


방송 와서 1주년 축하해주신 분들, 바빠서 못 왔지만 그 간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어 이렇게 짤막하게나마 글을 쓰게 됐습니다.


원래는 직접 쓴 악필 편지를 업로드 하려고 했으나,

너무 악필인 탓인지 한 바닥이 통째로 날아갔기 때문에….

다시 텍스트로 쓰는 점 양해 부탁 드립니다.


저는 포기가 빠른 사람입니다. 끈기가 없고, 인내심이 없어,

조금이라도 지치면 말 없이 손을 놓아버리는 나쁜 습관이 있어요.

그런데 그런 제가 방송을 1년이나 했네요.


트위치로 넘어오기 전, 아프리카에서 방송할 때는

말 없이 떠나는게 일상이었습니다. 그 땐 많이 어렸어요.

제 방송을 진심으로 기다리는 사람이 있을 거라곤 생각도 안했고,

언제든 그만둘 수 있는 취미 생활 정도로 가볍게 생각했기 때문에

현생에 조금 지치면 말도 없이 훌쩍 떠나버렸습니다.


새해 인사를 드릴 때도 말씀 드린 거 같은데,

그런 제가 다시 방송을 하게 된 건, 이 삶을 조금이나마 연명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중2병스러운 말일지도 모르지만 죽음에 대해 자주 생각했습니다.

나보다 힘든 사람 세상에 널렸다는 말을 듣고 자랐음에도,

저는 제가 세상에서 제일 힘든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죽으면 괜찮아지지 않을까? 라는 바보 같은 생각을 자주 했네요.


방송 때도 말씀드렸다시피 제 삶이 그리 평탄하지만은 않았습니다.

어려서부터 어른스러워야했고, 지켜내야할 것들이 많아

늘 압박감에 시달리며 살아야했습니다.

어쩌면 그래서 포기가 쉬운 사람이 된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거 하나라도 포기하면 조금이나마 숨통이 트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요.


그런데 이번엔 포기가 아닌 다른 선택을 했습니다.

잠시 쉬어도 세상은 무너지지 않아, 같이 게임이나 하자,

옛날에 방송했었다며? 지금 다시 해 봐~ 라는 친구들의 가벼운 격려에 힘을 냈습니다.

그렇게 아프리카에서 첫 방송을 했는데, 반가운 닉네임들이 보였습니다.

말도 없이 떠나버린 저를 기억해주는게, 기억하지 못해도 찾아와줬다는게 감사했습니다.


아마 그 때부터 마음을 다잡은 것 같습니다.

이왕 시작한 거, 이번엔 포기하지 않기로, 제대로 해 보기로.

그래서 시청자분들의 조언에 따라 플랫폼도 옮기고,

제 나름대로 열심히 했던 것 같습니다.

부족한 점이 너무나도 많지만, 그것도 재밌게 봐주시는 여러분이 고마웠습니다.


물론 다 내려놓고 싶은 순간들이 있었습니다.

현생의 일 때문에, 때론 짓궂은 채팅 때문에,

그저 멍하니 천장만 바라보고 누워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순간들이 있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격려해주고, 따뜻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던 시청자분들 덕에 버틸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1년 사이에 많은 분들을 만나고, 헤어지고, 또 만나고,

다양한 만남과 이별 속 꿋꿋하게 곁에 남아주신 시청자 분들 덕에

1년 동안 꾸준히 방송할 수 있었습니다.


삶이 너무 바쁘면 취미 생활마저 뒤로하게 된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바쁜 와중에도 제 방송을 보러와주시는 것에 늘 감사할 따름입니다.

그리고 이 감사한 마음을 다 표현하지 못해 죄송할 따름이구요.


한 해 동안 저의 버팀목이 되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께 너무 의지하는 것도 좋지 못한 버릇이란 걸 알면서도

자꾸만 기대게 되는게 부끄럽네요.

제가 방송에서 장난스레 말하지만,

여러분이 제 친구라는 건 정말 한 치의 거짓 없는 진심입니다.

그래서 그런가봐요.


올 해도 고비가 찾아왔었습니다.

방송에서 언급했었던 것 같은데,

세상 살이가 녹록치 않더라구요.

잊을만 하면 찾아와 저를 괴롭히는 문제 때문에 올 초부터 많이 힘들었습니다.


2주 전인가…. 방송을 끝내고 그 문제와 한바탕 한 뒤 집을 나갔습니다.

한 밤중에 양말도 신지 않은 채 슬리퍼 하나 질질 끌고 나가

아, 이대로 내가 사라져버렸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하염없이 울었던 것 같아요.

전생에 내가 무슨 죄를 지었을까! 라는 신세한탄을 하면서요.

그 날은 정말, 정말, 정말,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웃긴게 그 힘든 와중에 방송 생각이 나더라구요.

아, 말 없이 사라지지 않기로 다짐했는데 하면서요.

갑자기 사라지면 누군가는 걱정하지 않을까?

받은 것들이 너무 많은데 제대로 돌려주지 않으면 예의가 아니지 않나?

그런 별에 별 생각이 다 들더라구요.


머리 좀 식히고, 생각 정리를 하고, 2시간 가출 천하로 마무리 지은 뒤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리고 여러분이 전에 남겨줬던 격려의 메세지들을 읽었습니다.

얼굴 한 번 본 적없는 여러분들의 따뜻한 말들이 저를 울리더라구요!

사람을 울리다니! (ㅋㅋ)


아무튼! 그래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제가 살아가는 유일한 이유가 동생 때문이었거든요.

그런데 살다보니 살아가는 이유가 하나씩 늘더라구요.

동생, 다음엔 가족 같은 친구들...

제 일인양 진심을 다해

함께 고민하고, 걱정하고, 위로해주는 친구들 덕에 또 살아갈 힘이 생기더라구요.

그리고 그 친구들에 이제 여러분도 들어가서

살아가는 이유가 더 늘었다고 할 수 있겠네요!


그리고 요 근래 방송에서 화도, 짜증도 많이 냈던 거 같아 미안합니다.

만물 MBTI론이 되어버리면 안되는 걸 알지만 제가 진짜 순도 100% F라

많이 감정적입니다. 공과 사는 구분할 줄 알아야하는데,

이게, 현생이 힘들면 방송에서 조금만 장난을 쳐도 예민하게 받아치게 되더라구요.

안 그래야 하는데~ 평소에는 넘어갈 수 있는 장난에

제가 많이 예민하게 굴었던 것 같습니다.

그 부분은 미안! 하지만, 이런 상황이라 그랬던 거니 이해해주시면 감사...


다시는 안 그러겠다라곤 약속도 보장도 못하겠지만...

방송할 때 텐션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 하겠습니다.

슬픔과 분노를 나누는 것 보단 웃음과 행복을 나누는게 더 좋으니까요.

그래도... 저도 사람인지라... 제가 ㅡㅡ!!!!!!! 상태일 땐 조금만 이해해주세요.

또 몇 분 지나면 괜찮아져요. 

여러분께 상처주고 싶어서 한 말 아니라는 거 알아주셨으면 하구,

제가 보기보다 마음이 무척 여려요 : )

자기 전에 그 날 있었던 일을 곱씹느라 밤을 지새울 때가 많아요.

그러니, 너무 짓궂은 장난은 다메 ^ㅡ^~♥ 


우린 친구니까 서로 서로 잘 이해해줄 거라 믿어요.


그리고, 1년 동안 마음을 담아 구독, 도네이션 해주신 모든 분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방송 컨텐츠에 쓰면 더할나위 없이 좋겠지만,

한낱 알바 나부랭이인지라 주신 돈은 생활비에 썼습니다...

안정적인 벌이가 생기면 그 땐 여러분들의 마음에 보답할 수 있도록

더욱 좋은 컨텐츠에 쓰도록 하겠습니다... 

절 먹여 살리는데 일조해주셔서 감사합니다 (__)


마지막으로, 제 방송을 봐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 인사 드립니다.

여러분의 채팅 하나 하나가 제 텐션을 올려주고,

조금 더 재밌는 방송이 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한낱 취미인 방송, 가끔은 말 없이 게임만 하는데도

그 긴 몇 시간을 봐주시는 거...

진짜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제가 방송을 언제까지 할 지는 모르겠지만...

2주년도, 3주년도 함께 하자고 기약해보며

이만 글 줄입니다.


1년 동안 정말, 진심을 다 해 감사했습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제가 많이 애정합니다.


그럼 밤바!


+ 1주년 방송에 와서 왕도네 해주신 분들 진심을 다해 감사드립니다.

제가 세계적인 부자가 되면 다시 돌려드리겠습니다...(ㅋㅋ)

농담... 작년 보다 더 성장한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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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은 동생인 밤샜다 님께서 왕도네 해주셨습니다. 고맙고 사랑합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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