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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접글이라고 형식이 있는것은 아니지 ㄹㅇㅋㅋ

진이헌
2020-12-25 01:13:54 53 1 0

주접글을 소설로 써 보았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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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것을 본적이 있는가? 누군가에겐 가장 아름다운 꽃이 있을테고 또 누군가에겐 가장 아름다운 보석이 있겠지만 그녀를 본 모두는 말한다.


 


 "세상은 그녀를 위해 존재한다."


 


너무 아름다워 세상을 파멸시킬수도 구원할 수도 있는 존재, 그 이름 미련곰. 이것은 그녀가 우리가 사는 세상으로 넘어오기전 판타지와도 같은 세상에서 겪었던 일들을 축약하여 풀어낸 대서사시다.


 


 수많은 볼거리와 유흥거리, 발전된 문명이 꽃을 틔운 대륙 퍼플버블. 그와는 상반되는 나무와 돌 외엔 아무것도 없는 바닷가의 작은 오두막. 그곳엔 데브라는 이름을 가진 남성이 살고 있었다. 하루벌어 하루먹고살던 그는 가난했지만 결코 불행하지는 않았다. 매사에 긍정적이었고 가진것에 감사하며 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여느때처럼 나룻배를 타고 낚시를 나간 데브는 이안류에 휩쓸려 점차 육지와 멀어지고 있었다. 업친데 덮친격으로 하늘은 점점 어두워졌고 이윽고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데브는 열심히 노를 저어보았지만 육지는 이미 작은 점으로 보일 뿐이었다. 쉽게 포기할 성격이 아니었던 데브는 힘이 닿는데까지 계속해서 노를 저었지만 하늘은 포기하라는듯 더욱 세차게 비를 내릴뿐이었다. 파도는 점점 거세졌고 천둥이 내리치기 시작했다. 데브는 겁이 들었다.

 "신께서는 정말 무심하시구나. 당신이 그 위에 존재하신다면 어째서 나에게 이러한 시련을 내리는 것인가요. 저에겐 그저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온 죄밖에 없습니다."

데브는 나룻배에 차오르는 물을 열심히 퍼내었지만 배는 점점 가라앉고 있었다. 이젠 정말 끝이라 생각한 데브는 마지막으로 배에서 뛰어내려 헤엄을 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거센 파도에 자꾸만 시야가 막혔고 이젠 어디로 향하는지도 어디에서 왔는지도 알 수 없게되버린 데브는 그대로 파도에 집어삼켜졌다. 물속에 몸을 맏긴 데브는 이윽고 몸이 편안해 지는것을 느꼈고 그대로 의식이 끊어졌다.


 다시 눈을 뜬건 아이의 울음소리를 듣고나서였다. 눈을 뜬 데브는 자신이 집에 돌아와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옆에 작은 요람이 하나있고 그 안에 어린아이가 울고있다는 사실 또한 알게 되었다. 데브는 어떻게 죽지않고 집에 돌아올 수 있었는지는 궁금하지 않았다. 이 매력적인 음색으로 울고있는 아이의 정체가 너무나도 궁금했다. 데브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아이의 얼굴을 바라보았고 그 순간 너무나도 놀란 나머지 뒤로 넘어지고 말았다.

 데브는 평생을 욕심없이 살아왔다. 언제나 혼자였기에 경쟁심이나 소유욕, 열등감따위도 없었으며 비교로 알 수 있는 어떠한 감정도 없었다. 그런 그가 아이의 얼굴을 보는 순간 너무나도 가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데브는 그런 자신에게 놀란것이다. 보통의 사람이라면 넋을 놓고 자리에 쓰러져 아무것도 하지 못할 만한 상황이지만 평생을 욕심없이 지내온 데브는 그렇지 않았다. 정신을 차릴 수 있는 가히 유일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는것이다.

 데브는 다시 일어나 아이를 바라보았다. 아이의 얼굴은 세상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었고 아이의 울음소리는 평생을 들어도 질리지 않을 매력적인 목소리를 가지고 있었다. 이제 막 태어난것 같은 어린아이였지만 행동 하나하나에 기품이 들어차 있었다. 데브는 머리속으로 수만가지의 생각을 떠올렸다. 그리고는 하나의 결론에 도달하였다.


 '이것은 신이 내린 시험이다'


 데브는 자신이 위기에 처했던 상황과 기적적으로 살아나 집에서 깨어난 것. 그리고 그와 동시에 옆에있던 아이까지. 이 모든것이 우연이 아니라고 결론 지었다. 밖에 나가보아도 역시나 아무도 없다. 데브는 신의 시험을 받아들이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리고 온 정성을 다해 아이를 키우기 시작했다.

 아이는 걷기 시작하고 말을 배웠으며 감정을 표현할줄 알게되었다. 아이는 데브의 사랑속에 점차 커갔고 커가는 아이를 바라보던 데브는 언제나 하나의 근심을 달고 살게된다. 그리고 어느날 아이가 데브에게 물어본다.

 "아빠, 아빠는 왜 항상 풀이 죽어있어요? 걱정이라도 있어요?"

데브의 걱정은 다름아닌 아이의 완벽함이었다. 데브는 이런 완벽한 아이를 이런곳에서 지내게 하고싶지 않았다. 더 넓은 세상을 보여주고 싶었다. 데브는 인생의 대부분을 이곳에서 보냈지만 그렇다고 평생 다른곳으로 가보지 않은것이 아니었다. 데브는 자신보다 아이에게 더 어울릴 세상이 존재한다는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 아이가 17살이 되던 날, 데브는 한가지 결심을 하고 아이를 부른다.

 "넌 세상에서 가장 완변한 존재란다. 넌 이곳에서 평생을 살 그런 사람이 아니야. 나를 떠나 더 많은것을 보고, 느끼고, 경험해야 한단다."

데브의 말에 아이는 안기며 대답했다.

 "싫어요. 평생 아빠랑 같이 살거에요. 떠나기 싫어요."

데브는 아이를 한번 안아준 다음에 다시 얘기했다.

 "세상에 태어나 우물안에서만 살아간다면 그것은 태어난 가치를 스스로 없애는거란다. 난 적어도 너가 그런짓은 하지 않았으면 하는구나."

데브는 아이의 머리를 몇번 쓰다듬어준 다음 나지막이 얘기했다.

 "너의 외모는 국가간에 전쟁을 일으킬 만큼 아름답고, 너의 말 한마디는 그 어떤 새의 지저귐보다 매혹적이란다. 넌 가장 완벽한 존재지만 그렇기에 가장 위험한 존재란다. 너의 모든 매력을 가려야만 해."

데브는 침대아래에서 나무로 된 가면을 하나 꺼냈다. 가면의 모양새는 곰인형과 닮아 있었다.

 "밤새 깎아 만든거란다. 평생 이 가면을 쓰고 살거라. 그리고 언제나 미련하게 행동해. 그것만이 너의 매력을 감출 유일한 길이란다."

아이는 머리에 가면을 썼다. 처음엔 조금 어색해 했지만 이내 곧 자신에게 꼭 들어맞는 가면에 편안해 했다.

 "아주 잘 어울리는구나. 너의 목소리는 세상을 홀리게 만든단다. 언제 어디서나 목소리를 내선 안돼. 너의 한마디가 세상을 파멸로 이끌수도 있을거란다."

아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새로운 이름도 있어야겠지. 곰가면에 미련한 행동을 항상 기억하라는 의미로 '미련곰'으로 하자꾸나."

데브는 아이의 가면에 미련곰 세글자를 새겨 넣었다.

 "미련곰, 이제 이게 네 이름이란다."

미련곰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가면사이로 눈물이 흘러나왔다. 미련곰은 아빠와 헤어지기 싫었다. 데브는 그런 미련곰을 끌어안아주었다.

 "미안하다, 이 아비가 못나서 널 떠나보낼 수 밖에 없다는게 너무나 미안하다."

둘은 마지막이될 밤을 눈물로 보냈고 바다는 고요했다.


 


 다음날 아침이 밝자 데브는 미련곰을 위해 작은 가방을 하나 건네주었다. 그 속엔 적지 않은 돈과 약간의 식량이 들어있었다.

 "퍼플버블의 수도 트위치로 가거라. 그곳에 도착만 한다면 너가 어떤일을 해야할지 자연스럽게 알 수 있게 될거다."

 미련곰은 정말 마지막으로 아빠를 껴안고 다시는 보지못할 데브의 얼굴을 마음에 새기고 나서야 길을 떠났다. 미련곰은 점차 우거지는 숲으로 사라졌고 데브는 미련곰이 보이지 않을때까지 손을 흔들어 주었다.

 "이제, 정말 떠났구나."

 데브는 미련곰을 이렇게 떠나보내고 싶지 않았다. 즐거운 추억도 더 만들어주고 싶었고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고 싶었다. 그렇지만 떠나보내야만 했다. 미련곰이 떠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하늘이 어두워졌다. 데브는 직감적으로 오랜기간 사용하지 않던 나룻배를 꺼내 바다에 띄웠다. 그리고 그 위에 아무것도 없이 올라타 먼 바다를 향해 노를 저었다.


 '미련곰의 정체를 알고 있는 난 언젠가 방해가 될거야. 내가 키웠지만 내 아이는 아니야. 난 아무것도 몰라야만 해.'


 데브는 계속해서 노를 저었고 어느순간 그날의 이안류가 다시 데브를 바다속으로 끌어들였다. 데브는 점차 육지와 멀어졌지만 그때와는 전혀 다른 감정으로 배 위에 있었다. 비가 조금씩 내리기 시작했고 파도가 거세지기 시작했다. 데브는 노를 바다로 던져버리고 배 위에 편한자세로 누웠다.

 "신이시여, 저는 시험에 성공했나요? 그곳에 가게된다면 꼭 알려주세요.."

그날 이후로 오두막은 낡아 갈 뿐이었다.




 미련곰은 우거진 숲속을 가로질러 가면서 데브의 얼굴을 계속해서 머릿속에서 떠올렸다. 낚시를 갈때의 미소를 짓던 얼굴, 바위에 무릎을 찧어서 아프면서도 내색하지 않으려 입술을 깨물며 지었던 웃음, 함께 잠을 잘때에 이마에 키스를 해주고 살며시 감은 눈 위로 떠오르는 불안섞인 주름까지. 미련곰은 자신을 키워주고 보살펴준 데브의 그런 모습들을 단 하나도 잊고 싶지 않았다. 미련곰은 가면에 음각으로 새겨진 자신의 새로운 이름을 만지며 계속해서 길을 가다 넓은 길을 발견하곤 길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 '얼마나 걸었을까' 라는 생각이 들때쯤 미련곰은 앞에 멈춰있는 마차를 발견했다. 가까이 다가가보니 마차만큼 거대한 곰이 길 한복판에 누워 자고있었다. 미련곰이 곰에 가까이 다가가려하자 마차에서 누군가가 미련곰에게 말을 걸었다.

 "위험해요. 어서 물러나요."

그는 마차에서 뛰어내려 옷가지를 털며 말을 이었다.

 "제 이름은 김덕배라고 합니다. 수도에 물건을 팔러가던 상인이죠. 근데 보시다시피 곰이 누워있어서 저걸 어떻게 치워야하나 고민중에 있었습니다. 그냥 깨워버리며 난리를 쳐 제 목숨이 위험할 수도 있고 하니 어떻게 할 수가 없네요. 곰이 워낙 커야 말이죠. 제거 무슨 곰이랍니까, 괴물이지."

미련곰은 다시 자고있는 곰에게 다가갔다.

 "어허이, 위험하다니까!"

미련곰은 자고있는 곰의 몸을 흔들어 곰을 깨우려했다. 그러다 실수로 쓰고있던 가면이 곰 위로 떨어졌고 꽤나 깊은 잠을 자다 깨어난것 같은 곰은 미련곰을 바라봤다. 김덕배는 미련곰이 위험하다고 판단하고 마차에 넣어놓은 총을 꺼내 조준하려는데 그 순간 미련곰의 맨얼굴을 바라본 곰이 잠시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다가 그대로 다시 쓰러졌다. 김덕배는 무슨일인가 싶어 곰에게 자세히 다가갔고 그 사이 미련곰은 다시 가면을 제대로 썼다. 김덕배는 총 끝으로 곰을 살살 건드리며 움직이지 않는지를 확인했고 가슴부근에 귀를 대보니 심장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미련곰의 아름답고 청초한 얼굴을 본 곰은 그대로 심쿵해 죽어버린것이었다. 물론 이 사실을 김덕배와 미련곰은 알 턱이 없었다.

 "허, 참. 이게 무슨일이래. 곰이 갑자기 죽어버리고. 요술이라도 부렸습니까?"

미련곰은 덕배의 말에 고개를 가로저었다.

 "뭐, 어떻게 하신건진 모르겠지만 도와주셔서 고맙습니다."

미련곰은 자신또한 어떻게 된건지 상황이 이해가 되질 않았지만 덕배가 고맙다고하니 일단은 고개를 끄덕여 감사를 받아주었다.

 "그나저나.. 저 멀리서 걸어오시는 것 같던데 어디로 향하던 중이셨습니까?"

미련곰은 바닥에 나뭇가지로 사각형의 말풍선을 그리고 그 안에 두개의 막대를 그려넣었다.

 "아하, 트위치로 가시는 군요. 타십시오, 저도 마침 그곳으로 가는 길이니 태워드리겠습니다."

미련곰은 마침 잘됐다고 생각하여 스스럼없이 마차에 올라탔다.


 마차는 언덕을 수차례 넘어가며 수도인 트위치를 향해 달렸다. 미련곰은 삐걱거리는 마차의자가 꽤나 불편했지만 걸어가는것보다는 낫다는 생각으로 참았다. 그러나 김덕배는 미련곰의 움직임이 불편해한다는걸 알아차리고 물품들중에 좋은 천을 하나 골라 방석처럼 깔아주었다. 미련곰은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아빠가했던 경고때문에 쉽사리 말을 하기가 어려웠고 고개를 끄덕이는 것만으로 인사를 대신할 수 밖에 없었다.

 "오, 저기봐요. 거의 다 온것 같아요."

창문으로 고개를 빼서 앞을 바라보니 경비병들이 입구를 지키고 서 있는게 보였다.

 "저희 마차는 앞에 상인패를 걸어놨으니까 바로 통과시켜줄겁니다."

김덕배는 자신만만해 보였지만 경비병들의 눈빛은 그리 따듯하지 못했다. 마차가 천천히 수도 안으로 들어가려하는 그 순간 경비병들이 들고있던 창으로 마차의 앞길을 막아세웠다.

 "멈춰라, 수도에 들어가고 싶으면 신분을 밝힐 수단을 보여라."

김덕배는 놀라서 뛰쳐내리며 말했다.

 "여기 마차앞에 걸린 상인패는 안보이십니까?"

 "그 패는 폐하께서 새로 패를 만드시면서 이틀전에 효력이 소모된 것이다. 신분을 증명할 수단이 없다면 돌아가라."

 "아니, 그게 무슨 말도 안돼는 소리입니까. 여기까지 오는데만 나흘이 넘게 걸렸는데 저보고 어떡하란 말씀이십니까."

김덕배의 하소연을 듣던 경비병은 높이 들었던 창을 낮춰 덕배를 겨누었다.

 "더 이상 물러나지 않으면 반역으로 간주하고 즉시 척결하겠다."

 "히.. 히익!"

김덕배는 겁을 잔뜩 집어먹고 손을 높이 든채 떨고 있었다. 한편 이 광경을 계속 지켜만 보고있던 미련곰은 마차에서 내려 경비병에게 다가갔다.

 "넌 또 뭐냐. 지금 당장 신분을 밝혀라. 밝히지 않으면 수상한 자로 간주, 역시 척결하겠다."

미련곰은 눈동자만 보이도록 가면을 살짝 내렸고 미련곰의 깊은 눈망울을 본 경비병은 창을 땅에 떨어뜨리고 즉시 바닥에 무릎을 대고 고개를 숙여 경례했다. 이를 본 다른 경비병은 이상하게 여겨 창으로 덕배를 겨눈채로 말했다.

 "뭐하는거야. 당장 다시 일어나서 무기를 들어!"

그러나 무릎을 꿇은 경비병은 고개를 숙인채 천천히 떨고 있었다. 그리고 아직까지도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던 다른 경비병도 고개를 살짝 돌려 곁눈질로 미련곰의 눈동자를 바라보자 똑같이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일 수 밖에 없었다.

 그 들은 군대에서 훈련된 병사들이었다. 혹독한 훈련을 거치는 동안 이성과의 만남은 꿈도 꿀 수 없었는데. 때문에 오랜시간 훈련에 지친 병사들은 이성에 대한 감정이 매우 예민해진 상태였다. 그런 와중에 이 세상 그 무엇보다 아름다운 여성의 눈동자를 가까운 거리에서 바라보았는데 심장이 멀쩡할리가 없었다. 경비병들은 엄청난 속도로 뛰며 쉽게 가라앉지 않는 심장을 움켜쥐며 숨을 내쉬었는데 이 광경을 바라보던 김덕배는 의아해하며 미련곰을 바라보았지만 그녀는 이미 다시 가면을 쓴 상태였다. 김덕배는 상황이 전혀 이해가 가질 않았지만 일단은 경비병들이 움직이지 않는걸로 보아 지나갈수 있다는 판단을 하게 되고 미련곰을 태운뒤에 수도 안으로 들어간다.

 "거참, 희한한일이 다 있네요. 그렇게 엄하다는 수도의 경비병들이 갑자기 무릎을 꿇다니. 무슨 병이라도 걸린걸까요?"

김덕배는 아까전의 곰도 그렇고 미련곰이 혹시 마녀가 아닐까 하는 의심을 품은 채 떠보는 식으로 말을 하였으나 미련곰이 전혀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갸우뚱하고 움직이는 모습이 너무나도 귀여워 순간 가슴이 아려오고 얼굴이 급속도로 빨개졌다. 그리고는 다시 정면만을 주시한채 말했다.

 "아.. 그.. 그렇군요! 잘 모르시는구나.. 이상한 사람들이네요. 하하!"

누가봐도 너무나도 수상해보이는 말투였지만 먼 거리를 걸어온 뒤에 마차에 탄채로 오랜시간이 흐른 미련곰은 너무 피곤해 조금씩 졸고 있었고 때문에 덕배의 말을 거의 다 듣지 못하였다. 덕배는 갑자기 인기척이 없어지자 뒤를 돌아보았고 새근거리며 잠을 자고 있는 미련곰을 보고 2차 위기가 왔다. '흐익, 저건 사람이 아니야. 요정이야, 요정.' 덕배는 화끈거리는 얼굴을 차가운 손등으로 문지르며 시선을 정면으로 고정했다.

 덕배는 목적지였던 클라이드잡화점에 도착하고 미련곰을 깨웠다. 미련곰은 부스스한 모습으로 일어났고 덕배는 3번째 위기까지 넘기며 미련곰과 작별을 고하게 되었다.

 "이제는 어디로 가시나요?"

미련곰은 어깨를 들썩이며 잘 모르겠다는 표시를 하자 김덕배는 잠시 고민하다 품에서 무언가를 꺼내 미련곰에게 건네주었다.

 "웜퍼스여관 명함이에요. 아무래도 당장에 지낼곳은 필요할테니까 여관에 가보는게 좋지 않을까 싶어서요."

미련곰은 필기체로 '웜퍼스' 라고 써져있는 명함을 이리저리 둘러보곤 가면에 가려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는걸 잠시 망각하고 미소를 지어 대답했다. 그러나 김덕배는 그녀가 머리를 살짝 기울이며 어깨가 올라가는 모양새를 보고 자신을 향해 미소로 대답했다는걸 알고 또 혼자 좋아하며 쑥스럽게 머리를 쓰다듬고는 잡화점안으로 도망치듯 들어갔다. 미련곰은 명함 뒷면에 그려진 약도를 보고 여관을 찾아가기 시작했고 잡화점으로 도망친 김덕배는 벽에 몸을 기댄체로 숨을 크게 내쉬고는 혼자 속으로 생각했다. '정말, 정말 정말로 이상한 사람인데. 왜 이렇게 가슴이 떨리는걸까. 혹시, 이게 사랑인건가?' 평생 여자친구는 물론 여자와 손도 잡아본적없는 젊은 청년의 의미없는 두근거림일 뿐이었지만 김덕배는 나름 좋은 추억으로 기억속에 남기자고 마음먹었다.

 미련곰이 약도를 보고 찾아간 웜퍼스라는 여관은 그 크기가 정말 거대한 여관이었다. 입구를 열고 들어가자 휘황찬란한 조명들이 여관안을 수놓고 있었다. 미련곰은 카운터로 가서 명함을 내밀었다.

 "어, 웜퍼스는 여기가 아니에요. 나가셔서 오른쪽 골목길로 들어가면 나무로 된 간판이 있을거에요."

미련곰은 구경할새도없이 쫓겨났다. 나오자마자 건물의 간판을 다시 확인해보니 이곳은 웜퍼스가 아닌 윔퍼스였다. 그리고 카운터 직원이 말한대로 오른쪽으로 가보니 음침한 골목길이 가로등 하나에 의존한채로 음산한 기운을 내뿜고 있었다. 미련곰은 탐탁치 않았지만 골목길의 벽을 짚어가며 걸어갔고 조금 걷다보니 무드등처럼 작은 조명 하나가 비추고 있는 웜퍼스라는 글씨의 나무간판이 보였다. 이번엔 확실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미련곰의 눈에 보인건 거미줄이 잔뜩있는 의자와 테이블이었다. 한참을 문앞에 서 있으니 나이가 지긋하신 할머니가 나오시며 미련곰에게 물었다.

 "손님이신가요?"

목이 다 갈라져서 쇳소리에 가까운 할머니의 음성에 미련곰은 고개를 끄덕였다.

 "어서오세요. 이리 가까이 오시죠. 여기만 청소를 안해서 그렇지 방은 깨끗하답니다."

미련곰은 카운터로 가서 덕배가 준 명함을 건냈다.

 "아이고, 우리 덕배가 데려온 손님이었구나. 덕배가 내 손자거든."

할머니는 명함을 만져본것만으로 덕배의 명함이란것을 알았고 그 다음에 안경을 찾아 끼고는 미련곰의 가면쓴 얼굴을 보며 말했다.

 "아가씨 얼굴이 참 곱네. 가면 안쓰고 밖에 나가면 난리가 나겠어."

미련곰은 미소를 지었지만 그 모습은 당연하게도 할머니에게 보이지 않았다.

 "아, 참. 손님이 왔는데 방을 내줘야지."

할머니는 벽에서 열쇠하나를 꺼내 미련곰에게 건냈다.

 "저어기 보이는 계단으로 올라가서 왼쪽방일세."

미련곰은 열쇠를 받고 가방에서 돈을 꺼내려하자 할머니가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돈은 안줘도 돼. 아가씨처럼 예쁜 사람은 내 여관에 묵어주는것 만으로도 큰 영광이야. 돈 따위로는 매길수가 없어. 피곤할텐데 어여 올라가서 쉬어."

미련곰은 삐걱거리는 불안한 계단을 타고 올라가 왼쪽방으로 들어갔다. 방 안은 정말 깨끗했다. 모든 물품이 새것처럼 깔끔했고 침대보 또한 방금 깔아놓은 듯 했다. 미련곰은 짐도 내려놓지 않고 그대로 침대에 쓰러지듯 누웠다. 그리고는 나지막한 말로 혼자 중얼거렸다.

 "아빠없이 혼자보내는 첫번째 밤이구나.. 벌써 아빠가 보고싶다."

미련곰은 꽤나 먼거리를 이동했던 탓에 빠르게 피곤이 몰려왔고 그대로 잠에 들었다.

 데브와 함께 낚시를 하는 꿈을 꾸던 미련곰은 갑작스런 사람들 소리에 잠에서 깼다. 눈을 비비며 일어나자 갑자기 갑옷을 입은 사람들이 문을 부수며 들이닥쳤다. 미련곰은 화들짝놀라 가면부터 썼다.

 "저 자가 마녀다! 당장 잡아라!"

누군가의 큰 호통에 병사들이 미련곰에게 무기를 겨누었고 미련곰이 얼어붙은채로 가만히 있자 병사 몇명이 사이에서 나와 미련곰을 끌고 갔다. 미련곰이 정신을 차리고 보니 그녀는 국왕폐하앞에 무릎 꿇여져 있었다.

 "입구경비들을 불러와라."

폐하의 말에 불려나온 이들은 낮에 미련곰과 덕배가 곤혹을 치뤘던 경비병들이었다.

 "그래, 저 자가 마법을 쓴게 확실하느냐?"

 "네, 맞습니다. 저 자가 어떤 마법을 쓰자 저희 둘 다 무릎을 꿇은채 아무런 움직임도 취할 수 없었고 숨조차 쉬기 어려웠습니다."

상황은 이렇게 된 것이었다. 훈련만 하다 미련곰의 고혹스러운 눈동자를 본 이들은 자신들이 느끼는 감정이 아름다운 이성을 보고 느끼는 감정인지조차 인식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들은 오래 생각하길 원치않았고 마법말고는 상황을 설명 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마법을 썻던 미련곰을 마녀라 생각하고 폐하에게 보고한 것이었다.

 "저 멍청하게 생긴 가면은 무엇이냐. 당장 벗기거라 마녀의 민낯을 봐야겠다."

미련곰은 안된다고 고개를 필사적으로 저었지만 손발이 묶여있는 상태에선 속수무책이었다. 그녀의 가면이 벗겨지고 미련곰의 민낯을 보게된 성안에 있던 모든 인원들은 10초동안 조금의 움직임도 없이 가만히 있다가 몇몇이 쓰러지기 시작했고 모두 쓰러지고 나서 미련곰은 당황한 채로 다시 가면을 썼다.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예쁘고 사랑스러우며 귀엽고 아니 이딴 말들로 감히 표현할 수 없는 미련곰이라는 자의 모습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그 무엇도 할 수 없게 만들었고 이내 곧 그들의 심장이 버티지 못할 만큼의 충격을 주었다. 왕성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심쿵사하게 된 이 사건은 후대에 전해지게 되었고 사건이 일어나고 얼마동안 마녀라 불렸던 미련곰은 후에 덕배의 열렬한 변호덕에 마녀에서 여신으로 호칭이 바뀌게 되었다.







이틀전에 아이디어가 떠올라서 급히 쓰기 시작했는데 마무리할 시간이 한참 모자라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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