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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NT] 고스트 에어플레인

전뇌조
2023-06-12 23:19:20 56 2 0

헬리오스 522편 추락사고

2005년에 있었던 실화입니다. 아테네 공항에 착륙예정이었던 여객기 한 대가 공항 상공에 도착한 이후, 30분 넘게 공항 상공에서 빙빙 돌기 시작했습니다. 관제탑의 무전에도 전혀 응답이 없었죠. 그리스 당국은 테러 또는 하이재킹 사건을 의심하고 즉시 전투기를 출격시켰습니다.


여객기 근처로 올라간 전투기 파일럿들은 충격적인 광경을 보게 됩니다. 모든 승객이 전부 자리에 앉아 미동도 하지 않고 비상용 산소마스크를 쓰고 있었습니다. 살아있는지 죽었는지조차 알 수 없는 상황. 전투기를 비행기 앞으로 이동해 조종석을 확인해보니 부기장 또한 승객들과 똑같은 상태로 조종석에 앉아 있었습니다. 기장은 보이지 않습니다.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인가. 어떤 일이 있었길래 승객들이 모두 얌전히 자리에 앉아 실신 또는 사망했는가 하고 파일럿과 관제탑과 통신하는 중, 돌연히 조종석 문을 열고 한 사람이 들어옵니다. 그리고는 조종간을 잡았죠.


하지만 그 남자와 파일럿,관제탑 사이에는 통신이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남자가 여객기를 조종할 수 없다는 것도 곧 알 수 있었습니다. 이윽고 남자는 아래쪽을 가르켰고 비행기는 추락하여 탑승자 전원이 사망합니다.


추락한 잔해를 조사하던 중 결정적인 단서를 발견합니다. 수동으로 세팅되어있는 압력조절장치, 그리고 회수된 블랙박스를 통해 사건의 진상이 확인되었습니다.


원인은 비행 전 정비과정에서 압력조절장치를 테스트하던 정비사가 테스트 후 자동으로 변경했어야 하는데 그걸 수동으로 두고 점검을 끝내버린 것.... 비행기 내 기압이 자동으로 조절되지 않았고 이륙 후 고작 몇 분만에 기내의 압력이 떨어지면서 산소농도도 같이 떨어졌고, 기장과 부기장은 원인을 찾으려고 했지만......


이미 저산소증 상태에 빠져 정상적인 행동을 할 수 없었습니다. (분석에 의하면 술에 취한 상태와 비슷했을 거라고 합니다.) 관제탑에서는 파일럿의 발음을 알아듣기 힘들었지만 상황을 파악하고 압력조절장치가 정상인지 확인하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파일럿이 관제탑의 통신을 알아듣지 못합니다. 그리고 산소농도가 더 떨어진 시점에서 의식을 잃었습니다.


승객들도 마찬가지 상황이었습니다. 비상용 산소마스크를 쓰고 있었지만 산소 보급은 고작 12분.... (비행기가 하강하여 압력을 확보하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지만 기장이 실신한 상태) 결국 다들 저산소증에 빠져 의식을 잃습니다.


그렇다면 마지막에 조종석으로 들어왔던 그 남자는 누구였을까요?


확인결과 승무원 중 한 명으로 특수부대 출신에 스쿠버다이빙 경력이 있었습니다. 저산소증의 무서움은 본인도 모르는 사이 의식을 잃는 것인데 이 사람은 저산소증에 대해 잘 알고 있었던 겁니다. 비상용 산소 마스크를 사용하다가, 12분이 지난 후에는 빈 좌석의 마스크를 이용하는 식으로 버텼습니다. 그리고 상황이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챈 후에는 (12분이 훨씬 지나도록 비행기가 고도를 유지하고 있음) 승무원용 비상호흡장치를 사용해 조종실로 이동합니다. 그리고 기장에게 호흡기를 착용시켜 어떻게든 깨우려고 시도하죠. 조종석에 기장이 없었던 이유입니다.


전투기와 통신이 되었다면 추락을 피할 수도 있었겠지만 비행기의 통신은 출발한 공항 관제탑 주파수에 맞춰져 있었고 승무원은 주파수를 변경하는 법을 몰랐습니다. 아래를 가리킨 것도 추락한다는 수신호였죠.


비행기가 전 공항을 출발해서 아테네 공항에 도착하기까지 한시간 반, 그리고 공항 상공에서 30분.... 두시간동안 모두가 죽어가는 가운데 홀로 살아남아 어떻게든 해결책을 찾으려고 했던 승무원은 어떤 심경이었을까요.

연료가 떨어져간다는 절박함, 주변 모두가 죽어간다는 압박감, 그리고 창 밖으로 전투기를 보고 조종석으로 돌아갔으나 통신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을때의 절망감.


헬리오스 522편 추락사고는 그리스 항공 역사상 최악의 사고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당시 원인을 짐작은 했으나 블랙박스 및 압력조절장치 부품만으로는 확실한 증명이 어려워서 조사관들은 동일 여객기를 가지고 똑같은 환경에 노출시키는 실험을 하기도 했습니다. 동일한 상황이 재현되었죠.


11년과 15년 한국에서도 유사한 사고가 날 뻔 했으나 다행히 파일럿이 원인(압력조절장치) 은 찾지 못했으나 상황을 빠르게 눈치채고 비행기 고도를 낮춤으로써 사고를 피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RIP. 고인의 명복을 빌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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