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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MI] 삼계탕용 닭 이야기

전뇌조
2023-07-27 10:23:07 31 0 0

오늘은 뉸게더에 TNT, 곰게더에 TMI를 올려볼까 합니다.

그러니까 제목 오타 아니다. 

 - - - 

복날하면 삼계탕인데, 마트 가서 대충 닭한마리 사다가 끓여먹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그냥 인터넷으로 삼계닭 같은 걸 주문한다든가 아니면 아예 레토르트 제품을 이용하는 사람도 많을 겁니다. 

그런데 삼계탕용 닭이라고 파는 닭은 어떤 놈들일까요? 


애초에 삼계탕이 닭 + 인삼을 같이 끓인거라 닭의 종류는 딱히 상관이 없습니다. 하지만 판매하는 업체 입장에서는 조금 이야기가 달라져요. 

일반 토종닭은 우리가 생각하는 시골집에서 할머니가 키우시는 그런 닭입니다.  당연히 그런 스타일로는 공급이 수요를 따라갈 수 없으니까 브로일러, 즉 공장식으로 빠르게 키워내는 닭들이 대부분이죠. 

일단 번식 전용인 종계가 있고, 목적에 따라 고기용인 육계와 계란용 산란계로 나뉩니다. 

고기야 암컷이든 수컷이든 맛만 있으면 상관없지만 산란계 수컷은.... 병아리 시절 감별되자마자 대부분 끔살당합니다. 명복을.


그런데 말입니다? 삼계탕용 닭들 어찌 좀 작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으신가요? 기분 탓인가? 


위에서 산란계 수컷 대부분이 끔살이라는 말을 했는데 그렇다면 살아남는 애들은 어디로 갈까요. 

복날하면 대표음식이 삼계탕인지라 이 시즌에는 닭 수요가 평소의 몇 배로 증가합니다. 일시적인 거라 평소 생산량으로는 맞출 수가 없어요. 그렇다고 이 수요를 맞추자고 생산을 늘렸다간 복날 끝나고 나서 공급 과잉이 됩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게, 어차피 탕으로 끓여먹을 거... 산란계 수컷을 조금 키워서 삼계탕 전용으로 판매하기 시작합니다. 웅추라고 불러요. 마트 가시거나 인터넷으로 삼계탕용 닭 찾다 보면 웅추라고 표기된 경우가 있는데 이게 그겁니다. 

육질도 조금 떨어지고 크기도 작지만 삼계탕용이라면 쓸만하다 이거죠. 1인 1닭 하기도 좋고. 

그렇게 복날 시즌 한정으로 알에서 깨어나자마자 죽는 건 피할 수 있었던 산란계 수컷이었습니다만.... 


시대의 흐름은 가혹해서 아주 강력한 라이벌이 등장합니다. 한국인 빨리빨리 다들 아시잖아요? 육계는 성장이 빠른데 웅추는 산란계니 성장이 느려요. 육계의 두 배 정도 더 키워야 출하가 가능합니다. (그나마 작고 말이지)

어차피 폐기하는 거 좀 더 키워서 복날에 판매하는 건 좋은데 아무래도 성장이 느려. 좀 빠르게 안될까? 

그래서 나온 게 백세미입니다. 쌀 아니다. 

색이 흰색이라 백, 그리고 반반 혈통이라 세미가 붙어서 백세미. 즉 육계와 산란계의 하이브리드입니다. 

웅추랑 비교해서 어떤 장점이 있는가? 

일단 성장이 빨라요. 절반은 육계라 웅추보다 훨씬 빠르게 성장합니다. 웅추보다 조금 더 크고 살 많은 건 덤이죠. 

웅추의 장점은 어차피 폐기할 거 두달만 키우면 돈이 된다였는데 이제는 한달만에 돈이 되는 애가 나와버렸네? 

물론 웅추는 아직도 현역입니다만 대세는 백세미가 되어버렸고, 그 저렴한 가격 덕에 거꾸로 삼계탕을 넘어 치킨업계로 역수입되기도 했습니다. 어쨌거나 싸니까요. 

물론 백세미 치킨은 반쪽짜리 육계니까 아무래도 먹을 게 훨씬 적죠. 

복날 삼계탕 수요를 맞추기 위해 탄생한 품종이 치킨업계로 역수입되더니 오히려 치킨의 퀄리티를 낮추는 비극.... 그것이 백세미인 것입니다.


오늘의 TMI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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