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땃쥐 0

일본군의 기행 제 2편입니다.

일본군은 태평양 전쟁 당시 다소 정신나간 대전차 전술을 사용했는데요. 오늘은 그것들에 대해 알아봅시다.

1. 전차를 공략하는 방법은 꽤 다양합니다. 같은 전차로 대응하거나, 대전차포를 사용하거나, 제한적이지만 대전차총을 사용하거나, 보병용 대전차 로켓(바주카포 등이 해당합니다)을 사용하거나, 완전히 무력화시킬 수는 없지만 대전차 지뢰도 있죠.

2. 하지만 일본군은 이런 걸 쓸 수가 없었습니다.

2-1. 일본의 전차 전력은 형편없기 그지없었습니다. 자기들이 중형전차라고 '주장'하는 전차 치하는 미군의 경전차 M3 스튜어트와 중량이 비슷했고 화력은 더욱 형편없어서 M3 스튜어트의 장갑을 100미터에서도 관통하지 못할 지경이었습니다.

2-2. 이렇게 형편없는 전차를 가지고는 M4 셔먼을 이길 수 없었습니다. 그 당시 미군은 독일의 티거와 판터를 상대하느라 점보 셔먼이나 M4A3 E8 통칭 이지 에잇 같은 괴물같은 전차들을 찍어냈으니까요. 애초에 미군의 경전차 M3 스튜어트를 일본군은 '중전차'라고 판단했습니다.

2-3. 앞에서도 말했듯이 일본군의 화포 화력은 최악이었습니다. 구경도 작았을 뿐더러 폭약의 위력도 형편없었죠.

2-4. 대전차포마저 이런데 대전차총같은 걸 만들 여력이 있었을까요. 시도도 안 했습니다.

2-5. 대전차 로켓? 일본은 그런 걸 만들 기술이 없었습니다.

2-6. 지뢰요? 근접신관이 작동 안 합니다. 밟아도 안 터지는 거죠. 그래서 일본군은 정말 혁신적인 사용법을 고안해 내지만...

3. 상황이 이런데 일본군이 전술이랍시고 고안해낸 것은 '대전차 총검술'이었습니다. 이게 뭔 말도 안 되는 소리냐고요? 저도 모릅니다.

4. 대전차 총검술은 진짜로 전차의 장갑에 총검을 찔러 관통하겠다는 것은 당연히 아니고요, 관측창에 총검을 찔러 넣어 그 안에 있는 승무원을 찌른다는 계획이었지만... 잘 될 리가 없었습니다.

4-1. 일단 전차가 혼자 다닐 리가 없습니다. 원칙적으로는 항상 보병과 동행하고, 최소한 다른 전차는 붙어 있습니다.

4-2. 그리고 전차도 바보가 아닙니다. 적군이 접근하면 기관총을 갈깁니다.

4-3. 어찌어찌 피해서 접근을 한다고 해도 궤도에 깔려 죽을 위험도 있습니다.

4-4. 궤도까지 피했다고 해도 전차의 관측창에는 모두 방탄유리가 설치돼 있었습니다. 저런...

5. 다음은 다른 대전차 전술을 나타낸 그림입니다.

5-1. 아까 말했던 지뢰입니다. 근접신관이 작동 안해서 사람이 직접 들고 터트립니다.

5-2. 지뢰 묶음입니다. 말 그대로입니다.

5-3. 총류탄입니다. 소총에 장착해서 쏘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측면이나 후면을 잡지 않는 이상 관통을 어려웠습니다.

5-4. 공병용 폭약 통입니다. 전차 밑에 밀어넣고 터트리는 방식이었지만... 그림에서도 이미 죽어 있습니다.

5-5. 수류탄입니다. 해치 따고 수류탄 넣기라는, 나름 유서깊은 전술이긴 하지만... 이게 정식 교리인 게 문제죠.

5-6. 위에 나왔던 총검술입니다.

6. 이 외에도 1식 가스 수류탄(말만 수류탄이지 그냥 청산가리 채운 유리병입니다)같은 것도 만들었습니다. 물론 총안구에 넣어야 하기에 성공 확률은 극악입니다.

7. 자돌폭뢰라는 물건도 있는데요. 쉽게 말하자면 막대기에 대전차 폭탄이 달려 있는 걸 들고 찌르면 폭발하는 건데요, 이걸 쓰고 사용자가 멀쩡할 리가 없겠죠.

8. 실제로 미 정보국의 보고에 의하면 "지금까지 아군 전차에 대응하여 자돌폭뢰를 사용하려는 시도는 모두 실패로 끝났다. 아마도 세상에서 제일 이상한 대전차 무기일 것이다"라는 극딜을 먹인 적이 있습니다.

9. 사실상 모든 방법이 자살에 가까운 방법인데요. 일본군 수뇌부가 인명을 파리 목숨쯤으로 안다는 걸 극명하게 드러내 주죠.

10. 여담으로 이 전술은 미군 병사들이 굉장히 싫어했다고 합니다. 인명경시 그런 것보다는 달려드는 일본군이 궤도에 깔리면 그 시체가 궤도 사이에 다 끼어서라고...

다음 편은 카미카제입니다.